뷰티 촬영의 꽃: Specular Highlight

스튜디오 촬영을 처음 했을 때 완전 좌절했다. 왜 이렇게 후지지? 똑같은 조명으로 똑같이 촬영했는데, 왜 이리 다르지? 그 이유를 살펴봤다.

문제는 피부톤

인물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피부톤에 더 예민해진다. 이번 촬영도 피부 광택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컨셉은 스포티하고 터프한 필이다. 우리말로는 활력 있고 불량한 느낌? 이에 맞춰 피부도 생생하면서 거칠지 않은 톤으로 가야 했다. 소프트박스는 적절치 않았다. 너무 부드러워 피부가 밋밋해진다. 보다 컨트라스트가 센 조명, 하드한 조명이 어울린다. 그래서 뷰티 디시를 썼다.

내가 가진 건 직경 44cm짜리 실버. 위치는 얼굴 바로 위로 가깝게 뒀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다. 원본 사진에선 조명 끄트머리가 살짝 보일 정도로 가깝다. 그래야만 했다. 조명이 가까울수록 명암 경계는 부드러워지고, 대비가 세진다. 입체감이 살고 보다 드라마틱해진다. 조명이 가까우면 또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커진다. 정반사 하일라이트는 뷰티 촬영의 핵심이다. 원리를 보면 이렇다.

뷰티 촬영의 꽃: 정반사 하일라이트

세상사가 다 그렇듯 ‘조명의 기본’도 당구장에서 배울 수 있다.

빛을 비추면 당구공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보인다. 1반사부(정반사)  2명부(확산부) 3암부가 있다. 명부가 당구공의 실제톤을 보여준다면, 암부는 그림자 부위다. 그리고 조명이 투영되는 반사부는 하일라이트가 된다.(조명의 대가 딘 콜린스 Dean Collins의 DVD ‘3 Dimensional Contrast’에서 발췌했다.)

오늘 우리가 주목하는 건 반사부 Specular Highlight다. 투명(?) 재질인 당구공은 조명을 거울처럼 반사시켜 준다. 반면 얼굴이나 피부는 반투명(?) 재질이다. 거울처럼 칼 같이 투영해주지 않고 대신 희뿌옇게 확산시켜 보여 준다. 그렇지만 여전히 하일라이트는 하일라이트다. 살구색 명부와 달리 하얀 하일라이트로 보인다.

뷰티샷을 찍을 땐 하일라이트가 생명이다. 메이크업샷, 연예인 뽀사시, 반짝반짝 물광 사진 모두 하일라이트가 핵심이다. 자연광에선 약간 과다 노출을 줘서 피부톤을 뽀얗게 해준다. 그렇지만 이 경우 명부와 암부도 전반적으로 밝아지는 단점이 있다. 뷰티 촬영에선 정반사 하일라이트만 극대화시켜서 이를 구현한다. 즉, 조명을 가까이 최대한 가까이 가져온다. 그러면 반사부가 크고 넓어져 하일라이트가 넒어진다. 뽀사시한 부분이 넓어지고, 주름 같은 살구색 디테일을 감춰준다.  이런 촬영에선 명부 톤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특징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얼굴 하일라이트에 주목하자. 만약 당구공이었다면 반사부가 어디까지 미칠지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얼굴 각도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두번째 사진은 얼굴만 살짝 숙였을 뿐인데, 주름이 드러나고 그림자가 진해진다.  피부광택(대비)도 줄어 밋밋해졌다. 각도 때문에 정반사 하일라이트가 줄고, 명부로 바뀐 탓이다.

최종본이다.

Main: Elinchrom D-lite Rx4 | Beauty Dish silver 44cm | Model above within 50cm | f11
Fill: Elinchrom D-lite Rx4 | Westcott Para Umbrella 220cm diffused | Camera Back | f8
Camera: Canon 6D 24-70f2.8 | f14 s1/160 iso100


카메라 뒤쪽에 필라이트를 줬다. 암부가 너무 어둡지 않게 밝혀주기 위함이다.

오늘 살펴본 건 일정 부분 나 스스로 사고하고 깨우친 내용이다. 수없이 많은 책과 강연을 봤지만 정반사에 대해 속시원히 설명해주는 사람은 한 번도 못봤다. 결정적 순간에 두루뭉수리 넘어간다. 그렇다고 대단한 발견을 한 건 아니다. 왠만한 스튜디오 사진가라면 모두 경험이나 직관으로 아는 내용이다. 이론적으로 설명을 못할 뿐이지. 그렇지만 원리를 알아야 응용할 수 있다. 그래서 그렇게 끙끙대며 고민했고, 같이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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