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와인을 마시고, 사진을 찍는 이유

프랑스 와인회사 루이 라뚜르 Louis Latour 판매 임원을 인터뷰 했다. 그는 세일즈맨 답게 말이 많았다. “와인은 문화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등 다소 상투적인 말도 포함해서. 영어라서 지루하게 느껴진건 지도 모르겠다. 인상적인 말도 있었다. “와인은 그냥 와인일 뿐” 이라나. 와인회사 임원이? 이런 말을? 공부하지 말고 즐기자는 문맥이었는데, 의외였다. 그는 사진에도 적극적이었다. “안경을 벗을까? 자켓은 채울까, 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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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조명, 큰 차이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빛을 알아갈수록 더 나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날 촬영 현장에서도 ‘더 나은 빛’을 고민하며 느리게 느리게 접근해 나갔다. # 기본 빵 주제는 골프 타격 실험. 기계로 동일한 타격을 날리며, 공이나 골프채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현장은 꽤 밝았다. 신문 촬영이었다면 이대로 찍어도 무난할 정도. 주요 소재인 타격기계, 분석기(Trackman), 실험실 등 삼박자가 모두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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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over 블랙

이정환 프로 골퍼를 만났다. 얼마전 국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다. 인터뷰 장소는 롯데월드타워 애비뉴엘에 위치한 PXG 매장. 백화점 매장은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여기저기 상품이 진열돼 있어 어지럽다. 시선도 혼잡하고 마음도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여기선 한켠에 위치한 구조물이 눈에 띄었다. 타격을 촬영해 분석하는 곳 같은데, 기하학적 형태가 독특했다. 쉽진 않아 보였다. 검정색 배경에 검정색 구조물이라니. 자칫 어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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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타협

간혹 상품 사진을 찍는다. 주업은 아니지만 종종 맞닥뜨린다. 그럴 때마다 긴장이 된다. 배치를 어떻게 할지. 조명은 어디에 둘지. 인물사진과는 또다른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이날은 ‘헤스커’라는 골프 수제화를 찍었다. 압구정동 매장에는 어느 정도 디스플레이가 돼 있었다. 그나마 다행. 테이블과 화초, 색지와 소품이 깔려 있었고, 메인 피사체인 신발도 여러 종류가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찍을 수는 없다. 신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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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는 재미

사진을 찍을 땐 늘 긴장된다. 조명을 쓰면서 긴장도는 더 높아졌다. 조명을 쓰지 않을 때는 직관적으로 찍었다. 척 봐서 딱 찍으면 됐다. 예상하던 그림이 나왔다. 하지만 조명을 쓰기 시작하면서 스텝이 여러번 꼬였다. 가장 흔히 맞닥뜨린 실수는 이거다. 배경의 부조화. 인물에 조명을 맞추면, 배경이 어두웠다. 배경은 배경대로 또다른 빛을 줘야 했다. 공간이 넓을수록, 공간이 깊을수록 라이팅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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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등으로 찍었나요?

‘더젤’ 와인바에 갔다. 지하 저장고에서 지상3층까지 모두 인테리어가 근사했다. 그중 2층 방이 가장 눈에 띄었다. 창문으로 드는 빛과 실내등이 분위기를 더욱 고전적으로 연출하고 있었다. 오른쪽 공간에 인물을 배치하면 되겠지? 생각이 들었지만 다시 한번 더 고려해봐야 했다. 실내 분위기가 근사하다고 반드시 인물과 잘 어우러지는 건 아니다. 막상 인물이 자리를 잡으면 전체 그림을 완전히 망가뜨리기 쉽다. 실내등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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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은 시간 싸움

사진 촬영은 한 편의 드라마다. 계획과 각본이 필요하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변통해야 한다. 아니 드라마가 아니라 전쟁터라 해야 하나.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디미트리스 실라키스를 만나러 사무실로 갔다. 작년에도 벤츠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에는 인사 임원을 인터뷰 했는데, 사진은 주차장과 사내 카페에서 촬영했다. 당시 찍은 사진이다. 이번도 비슷한 계획을 세웠다. ‘E 클래스 앞에서 찍으면 좋겠다’는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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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촬영의 은밀한 비결

첫번째 컨셉은 이렇게 찍었다. 가볍게. 몸풀기로. 주 조명은 모델 옆에. 보조 조명은 카메라 뒤에. 두번째 촬영은 오늘의 메인, 속옷 촬영이다. 옷을 벗고 하는 촬영이라 긴장감이 돈다. 귀하께서 생각하시는 그런 긴장감은 아닐 수 있다. 그것보단 모델이 어색해할 수 있다는 뜻. 조명이나 포즈 보다는 현장 분위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래서 조명을 크게 바꾸지 않고 우선 촬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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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사진의 매력

모델 송다인 님을 만났습니다. ‘포토로’라는 페이스북 사진 동호회에서 연락을 주고 받았고. 커피숍에서 사전미팅을 하며 컨셉을 잡았죠. 다인님은 첫인상은 강렬했습니다. 매우 섹시했죠. 이전 사진들도 그런 모습을 잘 표현했더군요. 그래서 이번 촬영은 정반대로 갔어요. 이미지, 섹시함을 걷어내었을 때는 어떤 모습이 드러날까. 거기에 포커스를 뒀습니다. 라이팅 컨셉은 로우키로 잡았어요. 어두운 톤으로 분위기를 자제시키려는 의도랄까요. 메인 조명은 옆쪽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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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등과 섞어 쓰기

현장에 도착하면 우선 배경부터 찾는다. 성패는 배경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촬영 장소는 화장품 헉슬리 본사. 보통 패션이나 뷰티 회사들은 사내에 근사한 쇼룸을 갖추고 있다. 다행이 헉슬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색 테이블과 벽에 화장품이 깔끔하게 전시돼 있었다. 실내 조명은 제품을 돋보이게 비추었고, 초록색 화초가 분위기를 연출해주었다. 쇼룸만 찍는다면 쉽다. 셔터만 누르면 끝이다. 그렇지만 사람을 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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