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조명, 큰 차이

사진은 빛의 예술이다. 빛을 알아갈수록 더 나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날 촬영 현장에서도 ‘더 나은 빛’을 고민하며 느리게 느리게 접근해 나갔다.

# 기본 빵
주제는 골프 타격 실험. 기계로 동일한 타격을 날리며, 공이나 골프채를 비교하는 실험이다.

현장은 꽤 밝았다.

신문 촬영이었다면 이대로 찍어도 무난할 정도. 주요 소재인 타격기계, 분석기(Trackman), 실험실 등 삼박자가 모두 적당히 나왔다. 그렇지만 힘은 없다. 흥이 없다. 그래서 변화를 더해 보았다.

노출을 낮춰 전반적으로 어둡게 기본 바탕을 만들었다.

타격기에 플래시를 비췄다. 빛이 널리 퍼지도록 실버 엄브렐라를 이용했다. 위치는 타격기 정면 45도 앞, 위쪽.

뒤 배경이 어두워 밝혀줬다.

계측기가 어두우니, 살짝 밝혀줬다. 기본 리플렉터에 20도 허니컴 그리드를 달아 빛을 집중시켰다.

이 조명 세팅 아래 여러차례 촬영을 했다. 공을 넣고.

중앙 타격부가 너무 어둡다. 포토샵으로 밝혀보면, 대강 이렇다.

영~ 아쉽다. 나쁘진 않지만, 도대체 조명질을 왜 한 걸까. 전체적으로 밝힐 바에야.(공 흐름도 직관적이지 않다. 이는 후반부에 다시 논하기로.) 곰곰히 생각하다 문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 빵 위의 앙꼬

핵심은 ‘타격순간’이다. 그렇다면 초점도 공 부분에 맞춰져야 하는 게 아닐까? 조명도?

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하일라이트 조명(킥 조명)을 켜보았다.

바로 이거다. 강렬하다. 집중도가 높다. 난 천잰가?…는 아니고, 여기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 실험이 있었다.

뒤에서 림라이트도 줘 보고,

위에서도 쏴보고,

옆에서도 밀어 보고

이중 위에서 빔을 쏘는 게 가장 나았다. 하지만 조명을 위쪽에서 잡아줄 스탠드가 없었으므로, 옆에서 적당히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위치를 찾았다. 사진 오른쪽 구석에 살짝 조명이 보인다. 리플렉터에 30도 하니컴 그리드를 끼우고, 주황색 CTO 필터로 색에 변화를 주었다. CTO는 왜? 조금 뒤에 다시 얘기하겠다.

모든 조명을 다시 켜고 하일라이트 조명을 마지막으로 얹었다.

전체 흐름을 동영상으로 보면 더 명쾌하다.

그저그런 사진을 스포트라이트가 살렸다. 스포트라이트가 생명이다. 작은 조명 하나가 큰 차이를 만든다.

추가 정보 두 가지. 스포트라이트에서 CTO 필터는 왜 했을까? 없을 때와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오렌지색이 더해졌을 때 주목도가 더 높다. 전체를 지배하는 녹색에서 살짝 벗어나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또 하나.공 흐름을 자연스레 표현하기 위해선 플래시를 후막동조로 바꿔야 했다. 선막동조로 찍은 사진(스포트라이트 없는 타격 사진)에선 공 흐름이 어색하다. 보통 날아가는 공은 허공에서 흐르다 궤도 마지막 부분에 잡힌다. 그게 자연스럽다. 그런데 위 사진은 공이 먼저 잡히고, 궤도가 그 다음에 흐른다. 플래시 동조가 선막동조로 돼있기 때문이다. 후막동조로 바꿔 시간의 흐름을 고쳐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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